코인 오입금, 되돌릴 수 있나요 — 착오송금 제도는 여기까지 안 옵니다
거래처가 코인 대금을 엉뚱한 주소로 보냈습니다. 은행이라면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받아 주는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가 있는데, 이 제도는 시행령이 정한 열세 곳을 통한 이체에만 적용돼요. 가상자산사업자는 그 목록에 없습니다.
최초 발행 · 최종 개정 · 감수 김유진 세무사 · 장성우 변호사 · 다음 정기 검토 2026.12
2026년 시행 법령 기준
주소를 한 글자 잘못 쳤을 뿐인데요
해외 거래처가 수출대금을 코인으로 보내기로 했다고 해봅시다. 우리가 알려 준 입금 주소를 상대가 옮겨 적었는데, 마지막 몇 글자가 어긋났어요. 상대 화면에는 「전송 완료」가 떴는데 우리 잔고에는 아무것도 안 들어왔습니다.
은행 이체였다면 며칠 안에 돌려받을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코인은 그 가능성이 0에 가까울 수도 있고 상당히 높을 수도 있어요. 어디로 갔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먼저 하나만 갈라 두고 시작하겠습니다. 「전송 완료」는 장부에 제대로 적혔다는 뜻이지 돈이 맞는 사람에게 갔다는 뜻이 아닙니다. 은행 이체에서는 이 둘이 거의 같은 말이지만, 온체인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건이에요.
은행이었으면 어디로 가면 되나요?
은행 계좌이체를 잘못하면 갈 곳이 순서대로 정해져 있습니다.
먼저 이체한 은행에 반환을 요청합니다. 은행이 상대 은행을 거쳐 수취인에게 연락하고, 수취인이 동의하면 그걸로 끝나요.
돌려주지 않으면 두 번째 창구가 열립니다.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예요. 2021년 예금자보호법 개정으로 제5장이 통째로 신설되면서 생겼습니다.
공사가 하는 일은 이겁니다. 잘못 보낸 사람이 수취인에게 갖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사서, 소송이 아닌 방법으로 대신 회수해 줍니다(제39조의2 제1항). 회수되면 비용을 뺀 금액을 돌려줘요.
이게 굴러가는 이유는 공사에 상대를 알아낼 권한이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제39조의3은 금융실명법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은행에 수취인의 성명·주소·연락처를 요구할 수 있게 했고, 필요하면 통신사에 휴대전화번호까지 물을 수 있게 했어요.
신청 기준은 공사 안내 기준으로 건당 5만원 이상, 잘못 보낸 날부터 1년 이내입니다. 금액 상한도 정해져 있는데, 이 기준은 법이 아니라 예금보험위원회가 정하는 것이라(제39조의2 제2항) 그동안 몇 차례 조정됐습니다. 실제로 신청하실 때는 공사 안내를 그때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해요.
그래도 안 되면 마지막이 민사소송입니다.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반환이에요.
창구가 셋이라는 게 핵심입니다. 코인에서는 이 셋이 어떻게 되는지 보겠습니다.
그 전에 두 세계의 차이를 한 문장으로 줄여 보면 이렇습니다. 은행 장부에는 받는 사람 이름 칸이 있고, 온체인 장부에는 그 칸이 없습니다.
블록체인은 계원 전원이 같은 장부를 베껴 쓰는 계(契) 장부에 가깝습니다. 언제 얼마가 오갔는지는 모두가 봐요. 그런데 이름 칸에 적히는 건 실명이 아니라 별명입니다.
비유가 깨지는 지점이 여기예요. 계 장부라면 계원들끼리는 누가 누군지 압니다. 계주에게 물어보면 되죠. 온체인 장부에는 그 계주가 없습니다. 장부를 관리하는 사람 자체가 없어서, 물어볼 곳이 없어요.
그 제도가 코인에도 적용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아직 논의 중이라서」 같은 게 아니라 조문이 이미 닫아 놓은 것이라 당분간 바뀌기 어렵습니다.
제도의 입구가 두 개인데 둘 다 잠겨 있어요.
첫째 입구는 「자금」의 범위입니다. 예금자보호법 제2조 제9호는 착오송금을 「수취금융회사, 수취계좌번호 등을 잘못 기재하거나 입력하여 수취인에게 자금이 이동된 거래」로 정의합니다. 그 자금에 「전자지급수단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했는데, 그 대통령령이 시행령 제3조의2예요. 한 줄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2조 제14호의 선불전자지급수단을 말한다.
간편송금 앱 잔액이 여기 들어옵니다. 가상자산은 없어요.
둘째 입구는 「누구를 통해 보냈나」입니다. 제39조의2 제1항은 자금이체 금융회사등을 통하여 착오송금한 사람의 신청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 범위는 시행령 제3조의3이 제1호부터 제13호까지 열거해요.
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 농협은행과 조합, 산림조합,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수협은행과 조합, 신용협동조합, 체신관서, 은행, 종합금융회사,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그리고 제11호로 전자금융업자 중 전자자금이체업무나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관리를 하는 자로서 예금보험위원회가 정하는 곳.
열세 개 호가 여기서 끝납니다. 가상자산사업자도, 거래소도 한 호에 없어요.
되돌릴 수 있는지는 「어디로 갔느냐」가 정합니다
세 갈래로 갈립니다.
첫째, 거래소가 관리하는 주소로 간 경우. 회수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그 주소의 주인이 누구인지 아는 곳이 있기 때문이에요.
둘째, 남이 직접 관리하는 지갑으로 간 경우. 그 사람이 스스로 돌려주지 않으면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셋째, 아무도 열쇠를 갖고 있지 않은 주소로 간 경우. 주소 형식은 맞는데 대응하는 열쇠가 세상에 없는 경우예요. 이건 회수가 아니라 소실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어느 갈래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전송 기록의 받는 주소를 블록 탐색기에 넣어 보면 그 주소로 얼마가 오갔는지가 보여요. 거래소 입금 주소는 입출금이 잦아서 성격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래소로 갔다면 이름 칸이 남아 있습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실무적인 부분입니다.
거래소는 이용자의 코인을 대신 보관하면서 이용자명부를 작성해 갖춰 둬야 합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7조 제1항이 적어야 할 것을 셋으로 정해요.
| 호 | 이용자명부에 적는 것 |
|---|---|
| 1호 | 이용자의 주소 및 성명 |
| 2호 | 위탁하는 가상자산의 종류 및 수량 |
| 3호 | 이용자의 가상자산주소 |
3호가 결정적입니다. 거래소 안에서는 지갑주소와 사람 이름이 한 줄에 묶여 있다는 뜻이거든요. 온체인 장부에는 없는 이름 칸이 거래소 명부에는 있습니다.
그래서 잘못 보낸 코인이 거래소 주소로 갔다면, 상대를 특정할 실마리를 가진 곳이 세상에 존재합니다. 실제로 여러 거래소가 오입금 처리 절차를 따로 안내하고 있어요.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거래소가 오입금을 처리하는 동안 입출금을 잠시 막는 경우가 있어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11조 제1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출금을 차단하는 것을 금지하고, 차단할 때는 사유를 미리 이용자에게 알리고 금융위원회에 즉시 보고하도록 합니다(제2항). 어떤 사유가 정당한지는 대통령령이 정해요. 아무 통지 없이 막혔다면 그 자체를 문제 삼을 여지가 있습니다.
개인 지갑으로 갔다면 부를 이름이 없습니다
받은 쪽이 거래소를 끼지 않고 직접 관리하는 지갑이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권리 자체는 있어요.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잘못 받은 코인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이익이에요.
문제는 소장에 적을 상대 이름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건 주소 문자열 하나뿐이거든요.
여기서 아까 계 장부 비유가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장부는 완벽하게 남아 있고, 얼마가 언제 갔는지 누구나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칸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장부 어디에도 안 적혀 있습니다.
체감으로 바꿔 보겠습니다. 대금 5,000만원어치를 잘못 보냈다고 해봅시다. 은행이었다면 반환 요청과 반환지원 제도까지 기회가 두 번 있고, 드는 돈은 수수료 수준이에요. 개인 지갑으로 간 코인은 상대를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 비용이 5,000만원을 넘길 수도 있습니다. 금액이 클수록 시도할 값어치는 커지지만, 상대를 못 찾으면 금액과 상관없이 0원입니다.
덧붙이면, 상대가 나중에 그 코인을 거래소로 옮기면 그때 실마리가 생깁니다. 온체인 기록은 지워지지 않으니까요. 다만 그건 기다림이지 절차가 아니에요.
네트워크를 잘못 고른 경우는 또 다릅니다
주소는 맞는데 못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이름의 코인이 여러 네트워크에서 돌아가는 경우가 있어서, 보내는 쪽이 네트워크를 잘못 고르면 주소가 맞아도 우리 쪽 지갑에 안 잡혀요. 주소 형식을 공유하는 네트워크들 사이에서 특히 자주 생깁니다.
이 경우는 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있는 편입니다. 받는 주소의 열쇠를 우리 쪽이나 우리가 쓰는 거래소가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다만 그 네트워크를 아예 지원하지 않으면 꺼낼 방법이 없을 수 있습니다.
메모나 태그를 요구하는 코인에서 그걸 빠뜨린 경우도 비슷합니다. 코인은 거래소에 도착했는데 어느 계정 몫인지 표시가 없어서 미배정 상태로 남는 거예요.
사고 나기 전에 회사에서 정해 둘 것
이 글의 결론은 사고 이후가 아니라 사고 이전에 있습니다. 되돌릴 창구가 없는 이상, 안 틀리게 만드는 쪽이 훨씬 쌉니다.
첫째, 첫 거래는 소액으로 한 번 보내 봅니다. 대금 전액을 한 번에 보내지 말고, 먼저 작은 금액을 보내 도착을 확인한 뒤 나머지를 보내는 순서예요. 수수료 몇 천 원으로 전액을 지키는 셈입니다.
둘째, 입금 주소를 사람이 옮겨 적지 않게 합니다. 오입금의 상당수는 손으로 옮기다 생깁니다. 주소가 담긴 문서를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이 안전해요.
셋째, 주소를 알려 주는 경로를 하나로 고정합니다. 메일로 오간 주소가 중간에 바뀌어 있는 사고가 실제로 있습니다. 「주소가 바뀌었으니 이쪽으로 보내라」는 연락은 다른 경로로 한 번 더 확인하셔야 해요.
넷째, 받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정해 둡니다. 앞에서 갈라 둔 것처럼 상대의 「전송 완료」와 우리 잔고 반영은 다른 사건입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보고 확인했다고 할지를 미리 정해 두세요.
그리고 이미 사고가 났다면 시간이 중요합니다. 상대가 코인을 다시 옮기기 전에 확인할수록 실마리가 남아요. 전송 기록 번호, 보낸 시각, 받는 주소, 수량을 먼저 확보해 두시는 게 순서입니다.
같은 대금을 코인으로 받는 실무의 나머지 절반은 수출대금을 코인으로 받는 법과 코인 대금이 어디서 걸리는지 쪽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함께 확인할 실무: 이더리움 가스비, USDC가 있어도 송금이 안 되는 이유.
자주 묻는 질문
코인을 잘못된 주소로 보내면 취소할 수 있나요?
없습니다. 온체인 전송은 기록이 확정되면 되돌리는 기능 자체가 없어요. 받은 쪽이 돌려주는 방법뿐입니다.
예금보험공사 착오송금 반환지원을 신청할 수 있나요?
못 합니다.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제3조의3이 정한 자금이체 금융회사등 열세 곳에 가상자산사업자가 없습니다.
그럼 법적으로 아무 권리도 없나요?
있습니다.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은 그대로예요. 다만 상대를 특정하지 못하면 청구할 상대가 없습니다.
거래소 주소로 잘못 보냈으면 돌려받나요?
실마리는 있습니다. 거래소는 이용자명부에 성명과 가상자산주소를 함께 적어요(제7조 제1항 제3호). 다만 반환 의무 조문은 없어 절차가 거래소마다 다릅니다.
네트워크를 잘못 골라 보냈으면 어떻게 되나요?
받는 주소의 열쇠를 우리 쪽이 갖고 있으면 꺼낼 여지가 있습니다. 그 네트워크를 지원하지 않으면 어려울 수 있어요.
거래소가 입출금을 막으면 어떻게 하나요?
정당한 사유 없는 차단은 금지입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11조가 사전 통지와 금융위원회 보고를 요구합니다.
사고를 줄이려면 뭘 정해 두면 되나요?
코인·네트워크·메모 세 가지를 청구서에 함께 적고, 첫 거래는 소액 테스트 전송으로 확인합니다.
출처
참조 6건 중 1차출처 6건 · 본문 5,794자 · 읽는 시간 15분
- 국가법령정보센터 — 예금자보호법 제2조(정의) 제9호·제10호 PRIMARY
- 국가법령정보센터 — 예금자보호법 제39조의2(매입대상 등) PRIMARY
- 국가법령정보센터 —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제3조의3(자금이체 금융회사등의 범위) PRIMARY
- 국가법령정보센터 —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조(가상자산의 보관) PRIMARY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741조(부당이득의 내용) PRIMARY
- 예금보험공사 — 착오송금 반환지원 신청대상 PRIMARY